🌟 테크 뉴스 뒷이야기, 해외에선 무슨 얘기를 할까요?
해커뉴스와 레딧의 깊은 댓글, 숨겨진 블로그 글, 인터뷰 및 해외 커뮤니티의 생생한 경험담까지—
단순히 뉴스만으로는 알 수 없는 글로벌 테크 세계의 독특한 관점과 신기한 일화들을 엄선해 매주 두 번, 한국어로 소개합니다.
🗞️: 원문 / 💬: 댓글 / ✏️: 저의 의견
🍎🤖 위기의 애플 AI, 내부 사정은 어떨까?

애플 인텔리전스
🗞️ 최근 애플이 자사의 AI 전략을 재정비하기 위해 이례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기존 시리의 지지부진한 기능 및 애플 인텔리전스의 실망스러운 성과로 인해 내부에서도 여러 불만과 혼란이 표출된 건데요. 원래 AI 개발 책임자였던 존 쟌안드레아 (John Giannandrea, JG) 대신 애플 비전 프로 개발 책임자였던 마이크 록웰을 시리의 새로운 총괄로 임명했습니다.
💬 JG는 시리에서 일하기 전 구글 어시스턴트 총괄을 맡기도 했었는데, 그때도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다고 하네요. 특히 LLM 이전 시대의 AI 어시스턴트는 카테고리 전반적으로 그리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실패하면 할수록 위로 올라가는 것 같은 현상을 영어로 “fail up” 한다고 하는데요, 당시 구글에서 같이 일했던 유저에 의하면 그가 애플 AI 총괄로 이직하면서 “fail up” 하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합니다.
💬 사업 전략 측면에서 애플 AI의 이상한 점은 “시리”라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고수한다는 점입니다. 수년 간 실망을 주면서 “시리”라는 브랜드는 신뢰를 잃은지 오래인데, 특히 최근의 약속만 무성하고 실체는 빈약했던 (over-promising and under-delivering) 모습은 시리의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0에 수렴하게 했습니다. 애플이 정말 작은 기능들에도 거창한 브랜딩을 하는 회사임을 감안할때 (레티나 디스플레이, 포스 터치, 다이나믹 아일랜드 등) “시리” 브랜딩을 계속 유지하는 건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 이 같은 이유로 “시리”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로 리브랜딩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네요.
💬 애플이 최근 AI 기능 출시에 특히 조심스러워 하는 건 LLM 모델이 어떤 결과를 내보낼지 완전히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LLM 모델의 환각 (hallucination) 현상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되고 있죠. 만약 애플의 제품이 우스꽝스럽거나 심지어 위험한 내용을 고객에게 내보낸다면 이는 바로 뉴스에도 나고 애플의 평판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데요. 작은 AI 스타트업과는 다르게 애플은 유저 경험의 모든 단계를 통제하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죠.
💬 애플에서 10여년 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했던 유저에 의하면 시리의 초기 형태는 겉으로는 고도의 알고리즘이 적용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if-else 조건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통계 기반의 머신러닝이 아닌 수동으로 정의한 규칙들로 이뤄진 시스템을 흔히 rule-based 시스템이라고 하는데요, 초기의 시리는 음성 인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rule-based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몇년이 지나도록 바뀌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애플을 떠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구요.
💬 이 유저는 애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하며, 마치 ‘미니 공룡’ 같았다고 표현합니다. 변화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거죠.
💬 한편 애플이 AI에 있어 뒤쳐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가 너무 단편적인 것 같아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애플의 AI 조직이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제품화까지 이뤄내지 못했다는 주장에 강하게 반박한 건데요. 흔히 AI = LLM으로 인식되는 요즘, LLM의 언어 모델적 기능은 아니지만 AI가 애플 제품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더불어 일반 대중뿐 아니라 업계 종사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안타깝다고 하네요. 다음은 AI가 핵심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 제품 예시들입니다:
🎧 에어팟: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 스페이셜 오디오 — 에어팟의 간판 기능으로 100% AI로 구현.
⌚ 애플워치: 부정맥 감지, 자동 운동 감지, 낙상 감지 등 — 생명과 직결되기도 하는 중요한 기능들로 100% AI로 구현.
📱 아이폰: 자동차 충돌 감지와 같은 잘 알려진 기능과 더불어 카메라 이미지 자동 보정 등 — 100% AI.
✏️ 애플 AI와 관련해서 최근에 꽤 재밌는 뼈 있는 말을 하나 들었습니다. 글로벌 탑 테크 크리에이터인 MKBHD가 최근 출시된 M4 맥북에어를 리뷰하는 영상에서 성능도 향상되고 가격도 낮추면서 기본 모델의 RAM 용량 등 사양까지 올린 점을 칭찬하는데요, 애플은 요즘 밀고 있는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 및 구동을 위해 최신 기기들의 기본 사양을 올린 바 있습니다. 원래의 애플은 메모리 등 사양 하나 올리는데 인색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죠. MKBHD는 약간의 반어법을 섞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Shout out to the single best feature of Apple Intelligence which has been improving the amount of RAM in every Apple device.
애플 인텔리전스의 최고 기능 단 한가지를 꼽자면 모든 애플 기기의 RAM 용량을 늘린 것이다.
📹💥 영상 회의 서비스 Zoom, 뜻밖의 장애로 발이 묶이다

줌의 서비스 장애 리포트
🗞️ 4월 16일, 줌은 약 2시간 동안 zoom.us 도메인 문제로 미국 및 해외 지역에서 서비스 장애를 겪었습니다. 장애가 발생하기 전 시작한 영상회의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새로 회의를 시작하거나 중간에 합류하려는 유저들은 접속이 안 되는 이슈였는데요. 분석 결과 줌 서비스 자체의 문제는 없었고 줌의 도메인 관리 업체인 MarkMonitor 사와 zoom.us 도메인을 제공하는 업체인 GoDaddy 사 사이의 소통 오류로 GoDaddy 사가 줌 도메인을 실수로 폐쇄하는 바람에 발생한 이슈였다고 합니다. 보안이나 네트워크 오류, DDoS 공격 등의 징후는 없었고요.
✏️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해외 IT 업체들은 유저에게 피해가 가는 이슈가 발생했을때 투명하게 장애의 원인과 향후 대책을 정리한 회고 리포트를 작성하곤 하는데요. 보통 내부 보고용 리포트와 외부 공유용 리포트가 둘 다 존재합니다.
🗞️ 줌의 경우 이번 회고 리포트에서 MarkMonitor와 GoDaddy 측과 협의하여 zoom.us 도메인을 폐쇄하는 서버 커맨드가 실행되지 않도록 하는 락(lock)을 걸어서 향후 같은 이슈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번 이슈로 인해 MarkMonitor 사의 평판에 영향이 있을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MarkMonitor는 중앙화된 도메인 관리부터 실시간 모니터링, 브랜드 관리 및 도메인 구매까지 대형 기업들을 상대로 도메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기업들에게 비싼 비용을 대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이번 이슈는 역량을 의심케 한다는 관점입니다.
💬 GoDaddy는 한국의 가비아처럼 인터넷 도메인을 구입 및 관리할 수 있는 업체인데요. GoDaddy 사의 레지스트리에서 .us 도메인의 인프라를 운영 및 관리하고 있습니다. 줌은 특이하게 보통 일반적인 .com 도메인이 아니라 .us 도메인을 통해 메인 영상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번 이슈에 GoDaddy 사도 엮이게 된 것이죠. 때문에 줌이 좀 더 범용적이고 대중적인 .com 도메인을 사용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습니다. 참고로 zoom.com 도메인 또한 줌이 소유하고 있는데요, 서비스 자체보다는 랜딩 페이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줌이 공개한 회고 리포트의 URL을 살펴보면 (https://status.zoom.us/incidents/pw9r9vnq5rvk) 이 또한 여전히 zoom.us 도메인에 호스팅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일부 유저들은 문제가 생겼던 도메인에 해당 문제에 대한 문서를 올려둔 사실 자체가 재밌다고 하네요. 하나의 반례로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코드 저장소인 GitHub의 경우는 문제가 생겼을때 이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사이트는 githubstatus.com으로, 메인 서비스 도메인인 github.com과는 별도로 운영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줌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건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즈음인데요, 사실 줌은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11년에 Eric Yuan에 의해 창립되어 2013년에 첫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한 유저는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줌을 사용하던 회사에서 줌 말고 다른 앱으로 옮기자고 설득하기 위해서 여러 보안 이슈를 들춰보고 12개의 버그를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zoom.us 도메인을 관리하기 위해 접속해야 하는 GoDaddy 계정의 비밀번호 리셋 이메일 주소가 바로 CEO인 Eric Yuan의 개인 지메일 계정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보안 질문으로 태어난 고향과 휴대폰 번호만 답하면 됐다고 하는데요, 공개된 정보로 이를 쉽게 뚫은 뒤 zoom.us 도메인에 대한 접근이 가능했었다고 하네요.
💬 다행히 이 유저는 일종의 화이트 해커로, 악의 없이 곧바로 줌 보안팀에 이를 알렸으나 당시 줌에 영어를 할 줄 아는 보안팀 직원이 없어 이 버그들을 인정받고 800 달러의 ‘버그 현상금 (bug bounty버그를 발견해준 대가로 받는 일종의 포상)’을 받아내는데 3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는 줌 말고 다른 앱으로 넘어가는데 성공했구요.
✏️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나, 이에 대응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투명하게 원인과 해결 방안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서비스의 신뢰와도 직결되는데요, 줌을 비롯해 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SLA*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특히 이러한 회고 리포트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도 합니다. SLA에 대해서는 추후 이슈에서 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SLA: service-level agreement, 일종의 고객과의 계약으로 99.99% 서비스 업타임을 보장하는 등의 약속 — 어길 시 고객에게 보상을 제공해야 할 수 있음.
2️⃣0️⃣ 유튜브에 최초로 등장한 ‘20년 전’ 영상

유튜브 최초의 ‘20년 전’ 영상
🗞️ 유튜브에 가장 최초로 업로드된 영상은 ‘Me at the zoo’ 라는 제목의 영상인데요, 유튜브의 창업자 중 한 명인 Jawed Karim이 업로드한 영상으로 2005년 4월 23일에 포스팅되었습니다.
✏️ 2025년 4월 23일 부로 ‘20 years ago’ 라는 표시를 최초로 볼 수 있는 영상이 된 건데요. 유튜브가 대중에 처음 공개된 2005년 12월 15일보다도 훨씬 이전인 베타 버전으로 운영되던 당시 업로드된 영상으로 무언가 베타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위해 올린 영상이라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 이 사실에 사람들은 여러 반응을 보였는데요. 각자 그 옛날 유튜브에서 처음 봤던 영상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본 영상은 아기 판다가 재채기를 해서 엄마 판다가 놀라는 영상이었어.”
💬 한편 유튜브가 인류에게 가져다준 명암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유튜브가 위키피디아와 더불어 인류의 방대한 지식을 모아놓은 저장소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경외심도 보이는데요. 물론 유튜브가 플랫폼으로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유튜브에 있는 수많은 교육적 영상과 컨텐츠를 통해 지식이 전파되기도 하고, 한정된 기성 미디어에서는 절대 방영될 수 없는 수많은 니치한 컨텐츠도 전세계에 흩어진 조금의 관객만 모이면 채널로서 유지되어 생산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인식됩니다.
💬 반면 진위를 알기 힘든 컨텐츠들의 범람으로 가짜 뉴스가 성행하게 된 점, 광고 및 PPL로 대표되는 마케팅적 요소들, 그리고 ‘알고리즘’이라고 일컬어지는 기술에 의해 대중과 개인의 인식과 사고가 통제되기도 하는 점들은 분명 단점으로 인식됩니다. 유튜브 이전의 단순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여러분은 유튜브에서 제일 처음 봤던 영상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시나요?
🌎⌨️ 그 외 이번 주 테크 소식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프 서비스 종료
🗞️ 마이크로소프트가 5월 부로 스카이프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스카이프는 2000년대 초반부터 VoIP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초기 화상 통화 산업을 이끌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에 2011년 매각 후 계속해서 유저 수가 감소하는 추세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도 줌에 밀리며 점점 잊혀진 서비스가 되고 있었구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카이프의 역량을 Teams 서비스 개발에 이용하며 Teams 앱으로 사업을 재정비했습니다. 결국 스카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우산 아래 Teams 앱에 흡수되며 역사의 뒤안길에 남겨지게 됐습니다. 원문
리프트 (Lyft), 시니어들을 위한 ‘리프트 실버’ 서비스 출시
🗞️ 공유 택시 서비스 리프트가 더 접근성 높고 실제 사람이 응대하는 고객센터를 제공하는 ‘리프트 실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리프트는 아직 5.4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 시니어 고객들에게 더 이용하기 쉬운 서비스를 제공해 가치를 제공하고 이용자 수도 늘릴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리디자인된 앱에서는 커진 폰트와 간소화된 내비게이션, 그리고 타고 내리기 더 쉬운 차량에 우선 배정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원문
미국의 테크 CEO들, 초중고 컴퓨터공학 필수 과목 지정 촉구
🗞️ 마이크로소프트, 에어비앤비 CEO 등 250명의 미국 테크계 리더들이 미국내 초중고 교육과정 컴퓨터공학 과목 이수 의무화 캠페인에 목소리를 실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고등학교에서 컴퓨터공학 과목을 한 개만 이수해도 이후 커리어에서 소득이 8퍼센트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요. 현재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컴퓨터공학과 AI와 같은 과목이 단순 선택 과목이 아니라 의무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러 테크 인사들이 서명한 캠페인 웹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필수적인 교육이 여전이 선택과목으로 치부되는데 어떻게 학생들이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요?“ 원문
🙋 알고 계셨나요? 최초의 컴퓨터 버그는 진짜 말 그대로 ‘버그(벌레)’였다고 합니다. 미국의 해군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Grace Hopper는 1947년 하버드 마크2 컴퓨터를 사용하던 도중 나방 한마리가 내부에 들어와 컴퓨터의 작동을 방해하자 이 벌레를 잡아 기록 수첩에 붙여놓았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의 오작동을 유발하는 것에 대해 ‘컴퓨터 버그’라는 용어가 대중화 되었다고 하네요. ‘디버깅(debugging)’은 말 그대로 ‘벌레를 없앤다’는 용어가 되었구요.
👋 다음 이슈에서 또 새로운 관점과 소식들 전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